Startup Ecosystem 01

쉽게 배우는
VC(벤처캐피탈)의 개념

스타트업 생태계 들여다보기 1화

by 재영 · Jul 29. 2024

많은 사회초년생들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또는 스타트업에 채용되는 것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한다. 취준생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받으며, 어떤 목표로 나아가고 있는지 구조를 이해한다면 조금 더 확장된 시선에서 업무를 바라볼 수 있다.

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한 기업 클라이언트를 둔 협업사 운영자 입장에서 이 글을 적는다. 투자자만을 위한 정보가 아니라, 스타트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배경지식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VC라는 단어는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한 번 구조를 이해하면 기업의 성장 흐름을 읽는 눈이 달라진다.

VC 개념 이미지

VC, 즉 Venture Capital은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자본을 뜻한다. 스타트업은 안정성이 보장된 사업보다 불확실성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VC 투자는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에 투자했을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바로 VC 투자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VC는 어떤 구조로 투자하고, 어떻게 수익을 얻는 걸까. 어렵게만 보이는 단어를 하나씩 풀어가며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본 구조를 들여다보자.

Chapter 01

VC의 근원 스토리

모험자본에서 시작된 투자 구조

모험자본 이미지

VC 투자의 본질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근원이 되는 ‘모험자본’에서 시작한다. 일반적인 투자와는 사뭇 다른 개념이다. 모험자본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비유가 15세기 유럽의 신대륙 개척이다.

유럽 각국에서는 향신료와 재화를 얻기 위해 신항로를 개척했고, 그 과정에서 왕과 자본가들은 항해에 필요한 배, 식량, 인건비를 후원했다. 항해가 실패하면 손실을 감내해야 했지만, 성공하면 금은보화와 향신료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날의 VC와 완전히 같은 구조는 아니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미래의 큰 수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VC는 바로 이 ‘미래 가능성’에 자본을 실어주는 일이다.

핵심 정리

VC는 안정적인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과 다르다. 아직 불확실하지만 큰 성장이 가능한 기업에 투자하고, 그 기업이 성장했을 때 지분가치 상승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Chapter 02

VC 개념의 등장

엔젤투자에서 조직화된 펀드로

VC 등장 이미지

현재 VC 개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은 미국이다. 초기 스타트업들은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재무제표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은행이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받기 어려웠다. 자본가들은 이런 고위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가족펀드나 엔젤투자 형태로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소수 부호 중심의 투자는 불안정했고, 지속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 흐름 속에서 벤처캐피탈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조지 도리오 교수가 ARD, 즉 American Research & Development를 설립하며 새로운 VC 생태계의 문을 열었다.

ARD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공모를 받아 운영하는 펀드 형태를 만들었고, 단순한 고수익 추구를 넘어 기술개발,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이라는 가치를 함께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했고,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 DEC가 언급된다.

엔젤투자

초기 창업기업에 개인 투자자가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 방식이다.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투자금 대부분을 잃을 수 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초기 자금을 제공하는 ‘천사 같은 투자’라는 의미에서 엔젤투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Chapter 03

VC의 성장,

LP 개념의 등장

VC 생태계는 1960년대에 새로운 구조로 발전했다. 그 핵심이 바로 LP, 즉 Limited Partnership의 개념이다. LP는 사모펀드나 벤처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리미티드 파트너십은 크게 두 유형의 파트너로 구성된다. 하나는 적극적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GP, 즉 General Partner다. 다른 하나는 자금을 출자하지만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는 LP, Limited Partner다.

01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LP는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지만 스타트업의 경영이나 투자 실행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

02

책임은 투자금으로 제한된다

사업 실패 시에도 투자자가 부담하는 위험은 원칙적으로 출자한 금액 범위 안에 한정된다.

03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자는 직접 회사를 발굴하지 않아도 전문 운용사를 통해 여러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

이 구조는 투자자에게 매우 매력적이었다.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성장기업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고, 동시에 투자 위험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P 개념이 자리 잡으며 VC 시장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로 성장했다.

Chapter 04

국내 VC의 역사

법제화, 코스닥, 그리고 스타트업 붐

국내 VC 역사 이미지

국내 VC의 시작 사례로는 한국기술개발이 삼보컴퓨터에 3억 원을 지원한 사례가 언급된다. 이 자금은 국내 고성능 컴퓨터 상용화의 기반이 되었다.

1986년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 생기며 벤처캐피탈이 법제화되었고, 스타트업이라는 개념도 시장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후 1996년 코스닥 시장이 생기면서 스타트업과 VC 시장의 활성화가 기대되었다.

IMF와 닷컴버블을 거치며 생태계는 큰 조정을 겪었지만, 이후 카카오, 배달의민족, 토스와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다시 활기를 얻었다. 정부 지원과 민간 자본이 맞물리며 VC 생태계는 다시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2010년대에는 바이오,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이루어졌고, CVC 규정 완화 이후 대기업들도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후 고금리와 포스트코로나 흐름 속에서 시장은 다소 위축되었지만, VC는 여전히 기술 발전과 신규 상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축으로 남아 있다.

Chapter 05

VC에서 투자를

받는 이유

VC 투자 이유 이미지

기업이 VC에서 투자를 받으려는 이유는 단순히 자본 확보에만 있지 않다.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사실 자체가 까다로운 검토와 평가를 통과했다는 일종의 신뢰 신호가 된다. 이는 기업의 가치 증명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VC는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와 포트폴리오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이를 통해 사업 전략, 후속 투자, 인재 연결, 시장 진입 등 다양한 정성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엑싯과도 관련이 있다. VC는 전문 투자기관이기 때문에 성장하는 기업을 IPO까지 이끌거나, M&A를 통해 매수자와 연결하는 출구전략을 함께 고민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선택지를 함께 설계해주는 파트너를 얻는 셈이다.

EXIT 투자 후 자금을 회수하는 출구전략을 의미한다.

M&A 기업합병과 기업인수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다른 기업의 자산이나 주식을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IPO 기업공개를 뜻하며, 기업이 주식을 상장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Chapter 06

VC 투자의 명암

모든 스타트업에게 정답은 아니다

VC 투자를 받지 않고도 성장하는 좋은 사례는 많다. 기관투자가 이루어지면 투자자 보고, 성장 압박, 지분 희석, 경영 방향 조정 등 감당해야 할 일도 많아진다. 때로는 원래 목표로 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창업자는 VC 투자를 무조건적인 성공의 증거로 보기보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사업의 성격과 성장 방식에 맞는 선택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VC 투자는 큰 성장을 앞당길 수 있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더 큰 책임과 압박을 동반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투자 유치 소식을 아는 것이 아니다. 자본이 어떤 구조로 움직이고, 기업이 왜 투자받으며, 그 투자가 성장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읽어내는 일이다.

브랜드 매거진의 결론

VC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다. 하지만 VC를 이해한다는 것은 투자자만의 일이 아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 스타트업에 취업하려는 사람, 혹은 기업의 성장을 넓게 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기본 언어다.

기업은 사람처럼 성장하고, 자본은 그 성장의 속도와 방향을 바꾼다. VC를 안다는 것은 결국 회사가 어디로 가는지 조금 더 멀리서 읽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