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서 배운
자영업 브랜딩의 정석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마카오 Pace Coffee를 글에 담다.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끄는 모던한 로고 디자인. 작은 카페나 상점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 때면 ‘저기는 전문 디자이너와 함께 브랜드 작업을 했나 보다’ 하고 생각하곤 한다.
일반 소비자 시점에서는 다 비슷한 전문 매장처럼 보일지 몰라도, 브랜드 작업이 일상인 사람들은 마케팅과 브랜딩이 잘 어우러진 전문점인지 한눈에 알아본다.
필자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브랜딩이 교차되어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브랜딩이 잘되어 이미지 구축에 고점을 가져가는 브랜드도, 마케팅을 제대로 섞어내지 못하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Pace Coffee 브랜드의 로고 아이덴티티
Chapter 01
마케팅과 브랜딩이
만나는 지점
마케팅은 브랜드의 상품을 사야 하고 머물러야 할 논리적인 이유를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브랜딩은 브랜드의 상품을 사고 머무를 심리적 동기를 제공한다.
두 요소가 브랜드에 모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의 긍정적 발판을 마련하는 시작점은 좋은 디자이너도, 열정의 직원도, 제품의 퀄리티도 아닌 ‘진심을 쏟아붓고 있는 대표의 역량’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좋은 사례를 지난해부터 찾아보고 있던 와중, 우연히 마주했던 마카오의 한 커피숍에서 좋은 예시를 찾게 되었다.
좋은 브랜딩, 열정의 마케팅, 그리고 다방면으로 브랜드 확장의 연구를 이어나가는 커피숍의 팀원들. 커피숍이 제공하는 커피의 맛은 물론 패키지, 굿즈 등 다양한 요소에서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필자는 한눈에 여러 사람의 열정이 태워지고 있는 장작 같은 브랜드라고 확신했다. 오늘 소개하는 마카오의 Pace Coffee는 아직 국내에 리뷰도 거의 없는 소규모 커피숍이다.
따뜻한 봄날을 머금은 커피숍 매장 분위기
위치는 마카오에서 가장 유명한 성 바울 성당 유적 성벽 근처다. 페이스커피는 흔히 말하는 시장통 거리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 있어 찾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유럽스러운 분위기와 중국 고유의 분위기가 고루 섞여 있다. 유적과 관광지가 몰려 있는 타이파 쪽은 신축 건물과 카지노가 몰려 있는 코타이보다 지저분하고 로컬한 분위기가 강하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주말이어서 더욱 부산해 보였지만, 건물의 색감이 곳곳에 잘 녹아 있고 사람도 많아 스냅 작가들이 활동하기에는 적합한 여행지라고 느껴졌다.
브랜드 관점에서 본 포인트
작은 브랜드일수록 브랜딩과 마케팅은 따로 놀면 안 된다. 예쁜 로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좋은 커피만으로도 부족하다. 소비자가 머물 이유와 다시 떠올릴 이미지를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
Chapter 02
브랜드 요소와 이용자의
흔적만 남긴 공간
공간에는 브랜드 요소와 브랜드 이용자의 흔적만을 남긴다.
페이스커피의 매장은 분위기와 브랜드, 그리고 브랜드 이용객만을 담고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보다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담고, 거리감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커피를 즐기는 매장 점원과 고객들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마주하는 브랜드일지라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편이었다. 웜톤의 매장, 커피 향, 햇살이 여러모로 조화로운 구성을 이루고 있었다.
국내의 여러 소형 커피전문점과 달리 페이스커피는 브랜드 굿즈와 패키지를 곳곳에 적절히 배치해 인테리어 요소이자 판매 요소로 잘 활용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잘 내려진 커피 두 잔과 집에 가서 내려먹을 수 있게끔 본인들의 패키징에 드립백을 담아 전하며 소비자 경험의 포인트를 잡아내려는 모습이었다.
과한 에디토리얼과 배너가 난무해 시선을 해치는 커피숍들과 달리, 시선의 차가운 분산을 커피 향이 시작되는 한 곳으로 모은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커피 맛은 바리스타의 자신감이 잘 담겨 좋은 향과 맛을 품고 있었다. 이색적인 메뉴로는 레몬을 담은 아메리카노가 있었는데, 맛보다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처음 맛보는 커피여서인지 좋고 나쁨의 판가름이 애매한 맛이었다.
공간 브랜딩 관점에서 본 시사점
좋은 카페 공간은 많은 것을 채워 넣지 않는다. 오히려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요소와 손님이 남기는 흔적만 남긴다. 페이스커피의 공간은 그 균형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Chapter 03
진심과 열정이
만드는 브랜드
브랜드에는 진심을 담고, 진심에는 열정을 담는다.
사진 속 남성분이 커피 브랜드 대표님이다. 바리스타 워크숍, 콘테스트 등 다양한 실무 환경에 참여하며 페이스커피를 알리고 있는 모습이 SNS에 많이 남아 있다.
페이스커피는 주기적으로 국제 여러 브랜드와 협업하기도 하고, 콘테스트에 참여하기도 하며, 워크숍을 개최해 바리스타를 육성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상 깊게 본 페이스커피 SNS의 게시 문구도 몇 가지 있었다. 새로운 파트너들이 모든 기회를 통해 개선하는 연습을 하고, 모든 손님들이 만족하는 커피와 서비스를 경험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문구에서는 커피숍을 삶의 모든 유형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흥미로운 공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 간의 소통을 통해 하루하루 새로운 이해를 갖는다는 문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성공하는 브랜드들은 대부분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자신감, 열정, 진심에 따라 판가름된다. 또한 역량 강화를 진심으로 연구해 나가며 매년, 매 순간 브랜드의 데이터들을 축적한다.
내 브랜드를 내가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내 브랜드를 좋아하겠는가. 브랜드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브랜드가 커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전문가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파악하고 확장해 나가게 된다.
운영자 관점에서 본 포인트
작은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자산은 대표의 태도다. 진심은 추상적인 말 같지만, 실제로는 교육, 메뉴 개발, 협업, 콘텐츠, 고객 응대 같은 매우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난다.
Chapter 04
다분야 확장에
겁내지 않는 태도
다분야로의 확장에 겁내지 않는다.
처음 이야기했듯, 커피숍의 다분야 확장을 위한 노력이 굿즈와 패키지 등 브랜드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시도로 남아 있다.
유명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캘리그래피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하며 매 분기 새로운 패키징에 도전하는 모습은 인상 깊었다.
사실 방문 때 받은 패키지의 심미적 요소는 필자에게 조금 난잡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많은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 좋게 여겨졌다.
브랜드의 무드를 담는 요소들의 완성도는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와 개선 시도를 통해 단계를 밟아가다 보면, 언젠가 그 브랜드만의 해답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브랜드 확장 관점에서 본 시사점
작은 브랜드가 확장할 때 중요한 건 완벽한 한 번의 결과보다 꾸준한 시도다. 굿즈, 패키지, 협업, 워크숍은 모두 브랜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장이다.
Chapter 05
정체성에 꾸준히
역사를 쌓는 일
정체성에 꾸준히 역사를 쌓아나간다.
나는 업무에서 마주하는 모든 대표님들에게 어떤 일이든 데이터를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계획을 세우거나 변화를 주려 할 때, 브랜드가 쌓아 놓은 데이터와 업력은 충분히 이를 뒷받침해 주는 지원군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페이스커피의 인스타를 통해 지속적으로 프로모션과 브랜드 애플리케이션 요소 개발을 고도화하려는 목표가 보인다. 여러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국제적으로도 콜라보를 많이 해왔던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 결과 커피 브랜드로서는 어느 정도의 팬층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인지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전문성에 데이터가 쌓이며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페이스커피는 유난히도 전문가의 사랑이 많이 느껴지는 커피 브랜드다. 내가 브랜드의 팬이 되기 전에 이미 담당자들이 열렬한 팬임이 확실하다.
사랑과 열정으로 만들어내는 브랜드의 정석과도 같은 예시를 돌이켜보면서, 다시금 나도 내가 하는 일에 조금 더 진심이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필자도 사진에 담은 Pace Coffee 라임 아메리카노 한잔
브랜드 매거진의 결론
Pace Coffee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커피가 맛있어서가 아니었다. 작은 카페임에도 로고, 공간, 굿즈, 패키지, 대표의 태도, SNS 운영, 협업 방식까지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영업 브랜딩의 정석은 거창한 예산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의 꾸준한 실험, 그리고 그 실험을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는 힘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