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여유 넘치는
시선을 따라
따스한 봄날의 기운을 담아내던 삼청동의 논픽션 플래그십 스토어.
안국역과 경복궁역 주변은 사계절 내내 따스한 분위기를 안고 있는 곳이다. 강남과 같은 차가운 이미지로 서울을 기억하는 지인들에게는 서울의 이미지를 바꾸어 보여주기 좋은 명소이기도 하다.
오늘 방문한 논픽션의 네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는 삼청에 위치하고 있다. 앞서 제품을 먼저 이야기했던 브랜드이기도 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분위기는 처음 접하는 것이었기에 꽤 많은 기대를 품고 방문했다.
논픽션 플래그십 스토어
논픽션 플래그십 스토어
Chapter 01
삼청동에서 만난
단정한 외관
멀리서도 한눈에 논픽션 플래그십 스토어임을 알 수 있는 단정한 분위기의 건물은 주변 한옥의 분위기에 맞춰진 건물과는 사뭇 달랐다.
좌측에는 백미당, 우측에는 블루보틀이 위치해 있어 북적일 거라 생각했지만, 논픽션 삼청은 구경하기 좋을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입지 관점에서 본 포인트
삼청동은 브랜드 공간이 밀집하기 좋은 장소다. 한옥, 카페, 향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한 브랜드만 방문해도 주변 경험까지 함께 기억된다.
Chapter 02
한적했던 1층과
북 큐레이션
한적했던 1층의 공간에는 북 큐레이션과 주요 제품들, 오브제들이 쇼룸 형식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찾아가던 길에 여러 블로그를 통해 봤던 이전의 쇼룸과는 달리, 무언가 공허한 분위기가 있었고 1층의 아이보리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던 분홍색 패키징도 눈에 들어왔다.
조화롭지 않았고 사진으로 담기에도 애매했다. 기존에는 여섯 가지 시그니처 향을 하나의 정물로 해석한 플라워 인스톨레이션이 전시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 방문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VMD 관점에서 본 아쉬움
1층 공간은 따뜻하고 단정했지만, 제품 패키지와 공간 톤이 완전히 맞물리지는 않았다. 좋은 제품과 좋은 공간이 있어도, 둘 사이를 연결하는 연출이 약하면 브랜드 경험은 살짝 느슨해진다.
Chapter 03
브랜드 속으로
들어가는 계단
좁고 어두운 여러 스토어들에 비하면 논픽션 삼청은 넓고 편안한 공간감을 갖추고 있었다. 이동 동선에 방해되는 요소도 거의 없어 쾌적한 기분이 들었다.
더하여 올라가는 계단과 구성된 인테리어들이 마치 집 같은 편안함을 전하며 2층으로 안내했다.
2층으로 올라오자 밖에서 보였던 커다란 로고 부착물의 그림자가 바닥에 비추어졌다. 심볼의 그림자를 밟고 지나가는 기분은 마치 브랜드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것이 의도한 바일지, 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꽤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로고 심볼의 그림자
공간 경험 관점에서 본 포인트
브랜드 경험은 때로 거창한 장치보다 작은 순간에서 만들어진다. 로고의 그림자를 밟고 지나가는 경험은 제품 설명보다 조용하지만, 더 오래 남는 감각일 수 있다.
Chapter 04
좋은 공간과
아쉬운 VMD 사이
솔직한 기록을 담고 싶다. 논픽션 삼청은 따뜻하고 집 같은 분위기를 갖추고 있었고, 은은한 제품의 향 덕분에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토어의 전반적인 VMD와 매장 내 경험 요소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다.
논픽션 삼청의 메인 컨셉은 ‘취향 좋은 누군가의 서재’다. 이에 알맞게 진열에 사용된 불투명한 유리와 라이트한 목재 프레임 등은 의도한 분위기를 잘 전달하고 있었다.
컨셉은 너무나 좋은 플래그십 스토어였다. 공간 자체로는 흠이라고 전혀 없는 아늑하고 명확한 공간이었다.
다만 제품과는 다소 무드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매장 분위기와 체험 요소들은 브랜드 제품 구매 전환에 직접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너무 훌륭한 공간과 컨셉 디자인, 이미 유명해져 인정받는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 하지만 이 둘이 합쳐졌을 때는 서로 잘나서 따로 노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있었다.
내가 논픽션 제품들을 활용해 누군가의 서재를 표현하려 했다면 벽면 선반을 활용하거나 프레임이 없는 화이트 매트의 인테리어를 활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고급스럽고 흔한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느낌이 더 강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흔한 인테리어를 피하고 지금과 같은 요소를 사용한 것은, 어쩌면 누군가의 아름다운 서재이면서도 내 공간과 유사하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려는 배려였을지도 모른다.
곳곳에 구성되어 있는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들은 따뜻한 분위기에 포인트가 되는 것 같았다. 더불어 너무 갖고 싶었던 액자들은 공간을 가꾸기에는 모자람 없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탐나는 논픽션 포스터
브랜드 경험 관점에서 본 아쉬움
논픽션 삼청은 공간 자체의 완성도는 높았다. 다만 제품을 시향하고 사용해보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구매 욕구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연결 장치가 조금 더 강했다면, 공간의 매력이 제품 경험으로 더 선명하게 이어졌을 것이다.
Chapter 05
삼청동 브랜드 산책의
마무리
제품을 시향하는 진열대에서는 직원분들이 친절히 도와주었다. 하지만 제일 손이 많이 갈 법한 개수대의 공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고객들도 없었고, 함께 동행한 지인들도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테스트 제품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나서야 사용해보았다.
공간 안에서 브랜드가 주는 무드와 분위기에 이끌리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것은 스토어 내 소비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균형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계단
공간이 전하고자 하는 컨셉과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다만 기대가 높아서였을까, 아쉬웠던 부분들이 눈에 밟혀 나가면서도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삼청동과 북촌한옥마을의 아름다운 분위기 속에 녹아 있는 이 플래그십 스토어가 현 이미지를 조금 더 극대화해 고객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감성을 자극하는 컨셉 요소가 조금 더 덧대어져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와서 바라보니 스토어의 외관은 다시 보아도 발길을 이끄는 매력덩어리 그 자체였다.
외부 사이니지
필자가 이곳에 방문했을 때 추천하는 동선이 있다. 방문 전 좌측의 백미당에 들러 시그니처인 두유 아이스크림을 즐기고, 논픽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향과 공간을 경험한 뒤, 우측의 블루보틀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코스다.
이후 건너편 100m 내에 위치한 그랑핸드나 이솝 스토어에 방문해 또 다른 브랜드의 분위기를 알아간다면, 짧은 시간 안에 4~5개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 공간과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삼청동의 기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삼청동엔 알려지지 않은 히든 브랜드들이 많다.
브랜드 매거진의 결론
논픽션 삼청은 따뜻하고 여유로운 공간이었다. 넓은 동선, 집 같은 편안함, 빛과 그림자, 향의 분위기까지 브랜드가 가진 감성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다만 좋은 공간이 좋은 구매 경험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품 체험과 VMD, 직원 안내, 시향 동선이 조금 더 촘촘하게 연결될 필요가 있다. 공간은 이미 좋았다. 이제 그 공간 안에서 제품이 더 자연스럽게 말을 걸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