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과 제일 잘
어울리는 카페

커피계의 애플, 블루보틀 들여다보기.

커피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았을 그 커피숍, 블루보틀의 이야기.

이미 많은 브런치와 블로그의 작가들이 오래전부터 블루보틀의 역사와 이야기를 다루어왔다. 그렇기에 오늘의 글에서는 한국 커피 시장에 진출한 지 5년, 이미 흑자 전환 후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블루보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홍콩 센트럴 블루보틀 매장 사이니지

필자가 방문했던 홍콩 센트럴 중심의 블루보틀 매장 사이니지

Chapter 01

한국 시장에 들어온

Blue Bottle

블루보틀은 2019년 5월 3일 서울 성수동에 한국 1호점을 열었다. 오픈 첫날 새벽부터 줄을 서고 웨이팅하며 커피를 사서 마시는 시민들의 모습은 브랜드를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 다소 신기하고 생소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느리지만 맛과 퀄리티에 진심을 보이는 커피숍의 모습은 스타벅스, 이디야, 할리스 등 기존 커피 브랜드가 일상화된 현대인들에게 새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나만의 커피 브랜드를 찾아 나선 소비자들이 정착하기에 블루보틀은 꽤 완벽한 모습을 갖춘 브랜드였고, 사람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했다.

블루보틀 섬세함 이미지

섬세함에 집중한다.

브랜드 진입 관점에서 본 포인트

블루보틀의 국내 진입은 단순한 해외 브랜드 오픈이 아니었다. 빠르고 익숙한 커피 문화 속에 느림, 섬세함, 품질 중심의 경험을 가져온 사건에 가까웠다.

Chapter 02

제3의 커피 물결과

브랜드의 등장

품질에서도, 브랜드로서도 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주목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2002년 처음 문을 연 블루보틀은 2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며 시장에 자리 잡았다.

블루보틀의 인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커피 시장의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 커피 시장의 흐름은 흔히 세 단계로 나뉘며, 이를 ‘커피 시장의 물결’이라고 부른다.

제1의 커피 물결은 90년대 이전 인스턴트커피 붐에서 시작되었다. 이 시기 커피는 퀄리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상에 접목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후 90년대 스타벅스가 등장하며 제2의 커피 물결이 일어났다. 시장은 저렴한 인스턴트가 아닌 높은 퀄리티의 커피로 눈을 돌렸고, 한국에서도 스타벅스를 포함한 많은 커피 브랜드가 생겨났다.

국내에서 카페 열풍이 한창이던 2010년 즈음,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제3의 커피 물결이 시작되었다. 블루보틀과 필즈커피 등은 스타벅스보다 훨씬 좋은 원두, 색다른 로스팅, 핸드드립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빠르게 커피를 내리는 것에 집중하던 기존 커피 브랜드와 달리, 로스팅과 니즈에 맞춘 핸드드립, 시간과 정성을 들인 한 잔은 더욱 특별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시장 흐름 관점에서 본 시사점

블루보틀은 단순히 맛있는 커피 브랜드가 아니다. 커피를 소비하는 방식이 속도에서 경험으로, 가격에서 취향으로 이동하던 흐름을 정확히 탔다.

Chapter 03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이유

시카고 블루보틀 매장 여의도 애플 매장

시카고 블루보틀 매장과 여의도 애플 매장

블루보틀이 커피 물결에 속한 브랜드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하다. 커피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에 집중할 수 있는 심플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제품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다. 이것은 애플과 블루보틀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철학의 공통점이다.

애플은 사용성에서도, 감성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뒤처지는 트렌드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철학을 담아 최상의 품질과 경험을 제공하는 블루보틀 역시 지속적으로 같은 방향에 맞춰 노력하고 있다.

매장과 경험에서도 두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시간에 브랜드를 낮은 위치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즐기기를 바란다. 애플은 자유롭게 매장에 대기 중인 직원들의 모습에서, 블루보틀은 오픈 데스크와 낮은 데스크 높이에서 이 태도를 보여준다.

편안한 기억과 매력적인 경험이 담긴 단 한 시간은 브랜드 팬이 되기에 충분하다.

미니멀함을 수용한 블루보틀

미니멀함을 그대로 수용한 블루보틀

브랜드 철학 관점에서 본 포인트

블루보틀과 애플의 공통점은 심플함 그 자체가 아니다. 좋은 제품을 중심에 두고, 그 외의 방해 요소를 최대한 걷어내 소비자가 경험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Chapter 04

2030이 블루보틀에

반응하는 이유

2030이 애플과 블루보틀에 반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경험적 소비 행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세대다.

블루보틀은 이들이 원하는 니즈에 비주얼적인 트렌드가 최적화된 브랜드다. 굿즈와 매장 분위기에 담긴 미니멀함과 편안한 분위기는 그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초기 웨이팅이 있던 시절, 6천 원이 넘는 커피를 1시간이나 기다려 마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 트렌드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2030 세대 기반 SNS 구매력과 소비 지표는 4050 세대의 소비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으며, 향후 시장에 어떤 흐름을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2030이 단순히 비주얼적으로 미니멀하고 매력적인 브랜드에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배경에는 항상 제품력과 퀄리티, 소비자 경험 여정에 대한 기획자들의 수많은 아이데이션과 노력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런 요소들이 하나둘 소비심리를 건드리고, 가치를 알게 되어 소비로 이어질 때 비로소 입소문과 트렌드의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다.

소비자 경험 관점에서 본 시사점

젊은 세대는 단순히 예쁜 브랜드만 소비하지 않는다. 기록하고 싶은 경험, 설명하고 싶은 철학, 일상에 두고 싶은 이미지를 함께 소비한다. 블루보틀은 그 조건을 잘 갖춘 브랜드다.

Chapter 05

굿즈와 커피트럭으로

확장된 경험

블루보틀 굿즈

블루보틀의 다양한 굿즈들

일상의 어디에나 적용하기 좋은 굿즈와 매력적인 아이덴티티.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집에 보관하기 좋은 방법은 다양한 굿즈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다.

블루보틀의 굿즈는 이전에 다루었던 퍼센트아라비카와 마찬가지로 심플한 하얀색 제품에 로고만 새겨져 있다.

이는 단순히 아이덴티티 노출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들고 다니고 SNS에 자랑하는 소비자에 대한 배려 또한 비주얼 안에 담겨 있다.

블루보틀의 굿즈는 다른 브랜드의 붐과 달리 눈에 띌 정도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지금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블루보틀 커피트럭

소비자에게 더욱 닿기 위해 움직이는 블루보틀, 커피트럭도 인상적이다.

블루보틀 커피트럭은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이 20년 전 작은 커피 카트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필자는 블루보틀 커피트럭을 한강 노들섬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 시점이 한국 블루보틀 커피트럭의 첫 여정이었다고 한다.

맛있는 커피 한 잔에 집중하고 고객의 경험을 중시하는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보다 가까이서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 새로운 커피 경험 플랫폼이었다.

빈티지 에어스트림 트레일러를 리모델링해 스토어의 형태를 갖춘 블루보틀의 커피트럭은 자체의 고유 상징성과 경험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다.

브랜드 확장 관점에서 본 포인트

블루보틀의 확장은 억지스럽지 않다. 굿즈는 일상으로, 커피트럭은 거리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한다. 핵심은 어디에 놓이든 블루보틀답게 보이고 느껴진다는 점이다.

Chapter 06

브랜드를 삶에

녹여내는 방식

블루보틀 브랜드 이미지

블루보틀은 단순하지만 철학이 있다. 맥시멈한 모습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다소 거리가 먼 브랜드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면서도 본인의 철학이 담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동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브랜드일 수 있다.

얼마 전 서가의 책에서 우연히 읽은 “조언은 남을 위해서 해야 한다. 남의 위에서 하는 것이 아닌”이라는 문구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브랜드가 시장에서 인정받아 고가로, 높은 위치로 올라갈수록 소비자의 사소한 경험보다 브랜드 이미지에만 집중해 진입 장벽을 높이는 브랜드가 있다.

반면 인정받는 브랜드가 되어갈수록 더욱 낮은 위치에서 더 많은 소비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브랜드도 있다.

브랜드 철학을 완성시켜주는 것은 호응하는 소비자들이 만들어주는 시장의 입지다. 내부적으로는 더욱 탄탄하게, 비추어지는 모습과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은 더욱 친근하고 자유로우며, 최상의 품질만을 전하려는 초기의 브랜드 철학이 흔들리지 않기를 소비자로서 바라는 마음이다.

브랜드 매거진의 결론

블루보틀은 커피를 파는 브랜드이지만, 동시에 삶의 태도를 제안하는 브랜드다. 느리지만 섬세하게, 단순하지만 분명하게, 높은 품질을 낮은 자세로 전하는 방식이 지금의 블루보틀을 만들었다.

맥북과 가장 잘 어울리는 카페라는 말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미니멀한 도구와 미니멀한 공간, 그리고 자기만의 취향을 기록하려는 소비자가 만나는 장면. 블루보틀은 그 장면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브랜드다.